지난 26일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시상식에 오른 한국과 일본, 대만 선수들은 우리나라 대표팀의 맏형인 오진혁 선수의 제안으로 얼굴을 맞댔다. 그리고 오 선수의 휴대전화로 셀카 촬영을 하는 모습이 방송으로 소개됐다. 일본은 준결승에서 우리나라 대표팀과 슛오프까지 가는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면서 대결을 펼쳤고 대만은 결승에서 선전했다. 그들은 슈팅 라인 앞에서야 당연히 경쟁의 대상이었지만 대결이 끝나고 나서는 모두가 하나였다. 당시 오진혁 선수가 찍은 셀카가 어떤 사진이었는지 세계인이 궁금해 했다. 그러다가 그 사진이 아시아양궁연맹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오진혁 선수를 필두로 옹기종기 모인 선수들이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었다. 아시아양궁연맹은 `Team Asia. Power of Asia, selfie by Jinhyek O(팀 아시아. 아시아의 힘)`라고 설명도 달았다. 비록 치열한 메달 다툼을 펼쳤지만 대회가 끝나고 나서는 아시아 원팀이었다. 그리고 금, 은, 동메달을 모두 아시아에서 차지했으니 아시아의 힘을 과시한 셈이 되기도 했다.  이 사진에는 10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고 한다. 모두 축하한다는 말을 했고 보기에 좋다는 평가 일색이었다. 한 해외 네티즌이 단 댓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사진에는 `스포츠 정신`과 `국가 간의 우정`이 완벽하게 담겨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도쿄올림픽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진"이라는 댓글도 있었고 "사진에서 사랑과 감동이 느껴진다"는 글도 있었다.  대만과 일본은 우리와 매우 가까운 나라지만 외교 관계에서 매우 껄끄러운 상대다. 대만은 표면적으로야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나라와 중국의 관계가 원만해지고 나서 우리나라를 경계하는 국가로 돌아섰다. 그리고 대만 국민들은 우리나라 국민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문제, 그리고 독도 분쟁으로 끊임없이 불편한 늪으로 빠져들었고 급기야 아베 정권에서는 무역전쟁까지 불사했다. 최근에는 일본 공사가 우리 대통령을 상대로 입에 담을 수 없는 망언까지 했던 터였고 올림픽 개막식에 대통령 방문을 계획했다가 스가 정부가 적극적이지 않아 취소했다. 일본과 대만 모두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나라지만 그 감정의 사이는 멀고도 먼 나라들이다.  그런 상황에서 세 국가의 스포츠맨들이 보여준 단 한 컷의 사진은 많은 생각을 갖게 해준다. 각국의 국민들은 서로 깊은 우정과 화해를 나눌 준비가 돼 있지만 각국의 정치적 문제로 가까워지지 못하는 현실이다. 역사적 왜곡과 외교적 이해타산으로 막연하게 멀어진 이웃 국가들과의 사이를 어떻게 풀 것인지 암담하다. 이때 보여준 양궁 선수들의 스포츠맨십은 어쩌면 쉬운 해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던져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