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와 추어탕. 서민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또 어린 시절 어머니가 끓여주신 칼국수와 추어탕의 맛은 추억의 한 갈피에서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서민들은 간혹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혹은 가벼운 지갑을 생각하며 칼국수와 추어탕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추억의 맛을 제대로 내는 집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경주시 양남면 하서리의 김선희손칼국수는 인근 울산시민들도 소문을 듣고 찾아올 정도로 옛날 어머니의 손맛을 고스란히 재현해내는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골목으로 깊숙이 들어가 찾기가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근 주민들이나 직장인들, 외지인들이 몰려와 식사시간에는 자리를 잡지 못할 정도로 북적인다. 그 맛의 비결은 인심 좋고 정이 많은 김선희(75) 사장의 인생의 연륜에 있다. 김 사장은 경주시 암곡동에서 태어나 결혼 후 약 45년 전 하서리에 정착했다. 마을 주민들은 김 사장이 하서리에 온 후 한 번도 이웃과 언성을 높인 적이 없을 정도로 정이 많고 온순한 성품을 가졌다고 칭찬을 했다. 김 사장은 어린 시절 그의 어머니가 해 주시던 칼국수와 추어탕의 맛을 그대로 배워 간직해 오다가 지난 2008년부터 자신이 살던 집에 식당을 열고 그 맛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김 사장은 “시골에서 자라면서 가난한 살림에 칼국수를 먹는 일이 많았고 마을 개천에서 잡은 미꾸라지로 어머니가 끓여주신 추어탕을 먹었던 기억이 지금도 선연하게 난다”며 “그 맛을 그대로 기억해내 만들었더니 옛날 맛을 즐기는 손님들이 매우 좋아하며 자주 찾아주신다”고 말했다. 맛있는 칼국수를 만드는 비법에 대해서는 9가지 재료를 넣고 육수를 정성껏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1시간 30분 깊은 맛을 내도록 끓이는 육수는 옛날 맛이 고스란히 묻어날 정도로 깔끔하고 시원하다. 여기에 국수도 직접 손으로 밀고 썰어내 꼬들하고 구수한 맛을 더한다. 새롭게 맛을 내기 위한 기교가 들어가지 않고 김 사장의 정성이 가득 들어간 육수에 소박한 고명을 얹은 칼국수 한 그릇으로 손님들은 고향을 생각하기도 하고 어린 시절 어머니의 모정을 더듬기도 한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 칼국수를 찾는 손님들은 넘쳐난다고 했다. 스산하고 추운 날 뜨거운 칼국수로 속을 데우면 더할 나위 없이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은 인지상정이고 여기에 옛 기억을 함께 떠올리면 금상첨화다. 김 사장은 추어탕도 소박하게 끓인다. 경주에서 미꾸라지를 수급해 중국산 미꾸라지를 쓰는 다른 집과 차별화를 이뤘다. 그리고 가을철에는 인근 시골마을에서 직접 잡은 자연산 미꾸라지를 구해 탕을 끓이기도 한다. 여기에 모든 재료는 국산으로 사용해 손님의 건강도 챙긴다. 여름에는 청방배추와 대파, 애호박을 넣어 끓이고 겨울에는 애호박 대신 무청을 넣는다. 김 사장은 “미꾸라지를 삶아서 옛날 방식으로 일일이 채에 걸러서 만들기 때문에 기계로 갈아내는 추어탕보다 거칠지 않고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낸다”며 “정성과 손맛이 들어가기 때문에 손님들이 옛맛을 기억해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여름철 별미로 내놓는 콩국수도 대충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우선 가장 좋은 콩을 강원도에서 골라서 사온다. 그리고 콩을 불려서 삶은 다음 맷돌에 직접 갈아서 콩물을 만든다. 콩을 삶을 때도 시간을 철저히 지킨다. 끓기 시작한 후 11~12분 사이에 불을 끈다. 너무 오래 삶으면 메주 냄새가 나고 짧게 삶으면 콩비린내가 나기 때문이다. 김선희손칼국수는 4명의 가족이 매달려 운영한다. 김 사장의 남편 박창래(79)씨와 아들 박성주(52)씨, 그리고 며느리 장옥순(48)씨가 함께 정성을 들인다. 아들 박성주씨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어머니의 식당일을 물려받고 있는 중이다. 박성주씨는 “고맙게도 손님이 많이 찾아주셔서 네 식고 먹고 살기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며느리 장옥순씨는 “어머니가 식당을 창업하고 난 후 곧바로 어머니의 음식 솜씨를 배우기 시작해 이제는 거의 다 전수한 것 같다”며 “손님들이 좋아하는 어머니의 음식을 계속 만들어 낼 생각”이라고 했다. 김선희 사장은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만들다 보니 손님들이 모두 믿고 찾는 것 같다”며 “소박한 음식을 나눠먹던 옛 시절을 생각하며 이웃에게 내 음식을 나눈다는 생각으로 식당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주소 : 경주시 양남면 양남로 347-14▲전화 : 054-744-0138▲위치 : 양남사거리에서 300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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